올들어 세계 선박시장의 발주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한일(韓日)조선업계에 일감확보 비상이 걸렸다.
23일 양국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 선박시장의 발주물량은 97년 3천5백만GT(총t수)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작년 2천9백만GT로 줄었으며 올해는 2천5백만GT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해운물동량이 크게 감소하자 세계적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꺼리고 있기 때문.
한일 양국은 각각 향후 2년간 일감을 확보한 상태. 하지만 일본업계는 올해 수주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이미 20∼30%씩 조업단축에 들어갔으며 국내업계도 올 하반기중 설비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69만9천GT를 수주해 비교적 호조를 보였으나 현재 진행중인 수주협상건수가 작년의 70% 수준에 불과해 수주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가 정상가동하려면 올해 최소한 8백40만GT이상을 수주해야 하는데 현재 추세라면 7백만GT도 어려울 전망”이라며 “수주가 줄면 10% 이상의 조업조정이나 과잉설비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조선 호황기를 맞아 경쟁적으로 설비를 늘려놓은 상태여서 조만간 과잉설비문제가 업계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