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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진단/신지식인?]실사구시 바탕 참여-비판 앞장서야

입력 | 1999-03-28 19:24:00


《신지식인 논쟁이 일고 있다.논쟁의 핵심을 살피고 지식인 역할의 변천사를 더듬어보면서 21세기의 새로운 지식인상은 어떤 것인지 해답을 찾아본다.》

새 시대에는 새로운 지식인이 필요하다. ‘순수 지식’보다는 ‘정보’의 효용가치가 더욱 요구되는 요즘, 나태와 안일에 빠져 있다는 비판 속에 전통적 지식인의 위상은 계속 흔들리고 있다.

과연 지식인들은 어떻게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시대를 이끌어 가야 할까. 21세기의 새로운 지식인은 어떤 모습일까. “상아탑에 안주하지 말고 실사구시(實事求是)정신으로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 앙가주망(사회참여)을 추구하는 것은 바로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새로운 지식을 찾는 노력이다. 또 전문성을 뛰어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다수의 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창조적 실용적 가치 추구〓부가가치와 생산성이 높은 실용 지식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소설가 이윤기는 “학연 지연에 연연하지 말고 현장에서 쉽게 활용될 수 있는 효용성이 높은 새로운 지식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실용성은 창조성에서 출발한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겠다는 창조적 의지가 중요하다.

▽전문성과 보편성의 조화〓스페셜리스트(전문지식인)면서 제너럴리스트(폭넓은 지식인)여야 한다. 전문성은 사회의 보편성과 함께 할 때 비로소 사회 전체의 문제를 제대로 직시할 수 있다.

▽학문의 폐쇄성 탈피〓학문의 폐쇄성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학문간의 벽을 헐어야 한다. 유석춘 연세대교수(사회학)는 “정보과학 생명공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조화와 건강한 상호비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그래야만 과학기술 발전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세계문화에 대한 안목〓21세기 ‘문화의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그것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김성기 ‘현대사상’ 주간은 “여러 문화를 넘나드는 ‘다이아스포라(diaspora·유랑)적’지식인이 필요한 시대”라고 역설한다. 그래야만 편협한 ‘자문화중심주의’에서 벗어나 글로벌한 문화감각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중심주의 극복〓하루 빨리 미국중심주의 영어문화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인환 고려대교수(국문학)는 “우리 지성계가 미국 중심 세계화의 덫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하고 “중동과 아프리카등의 지역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객관적 시각〓사물이나 현상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구승회 동국대교수(철학)는 “우리 지식인들의 고질적인 병페의 하나가 위기를 과대포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