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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으로 본 세상]불청객 황사 산성화예방엔 「효자」

입력 | 1999-03-28 19:24:00


반갑지 않은 ‘손님’ 황사(黃砂)가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최근 환경부에 제출된 ‘산성비 감시 및 예측기술 개발’ 3차연도 보고서에 따르면 황사속에 황산이온 등 산성비 원인물질을 중화해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막는 알칼리성 물질이 섞여 있다는 것.

보고서는 “우리나라에 황사현상이 없었다면 심한 산성화로 산림이 황폐화된 북미 등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라며 “황사속에는 ‘천연 중화제’와도 같은 알칼리성 물질인 석회 등과 식물성장 촉진제인 마그네슘과 칼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 남한의 황산이온 등 산성비 원인물질은 강(强)산성비가 내리는 북미지역 등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실제로 내린 비나 눈의 pH(수소이온)농도는 북미 지역 등보다 좋은 약(弱)산성 상태로 산성비 원인물질이 크게 중화된 상태로 나타났다.

매년 한반도에 쌓이는 2백만∼5백만t의 황사 가운데 석회성분은 10%. 결국 산성화를 막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석회를 뿌리는 북미지역에 비해 우리나라는 ‘공짜’로 20만∼50만t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석회를 골고루 뿌리는 셈.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