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언제쯤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죠. 나도 걷고 싶어요….』
충남 홍성군 광천읍 원촌리에 사는 전종성군(15). 그가 요즘 입버릇처럼 어머니(임재순·44)에게 묻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임씨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친다.
임씨가 아들의 ‘못된 병’을 안 것은 5년전.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자주 넘어지고 아파트계단을 오르지 못해 병원으로 데리고 갔더니 차츰 근육이 마비되는 진행성근육병(PMD)이란 진단이었다. 청천벽력이었다. 휠체어에 의지해 지난해 간신히 초등학교는 졸업했지만 증세가 악화돼 중학교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전세금을 빼 서울 대전의 큰 병원을 찾아다니는 등 온 가족이 정성을 다해 보살폈지만 허사였다. 다리부터 시작된 근육마비 증세가 어깨까지 올라와 이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은 입과 손가락뿐이다.
“곧 심장근육도 마비돼 제 곁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아버지 전기용(全基龍·50)씨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전군의 가족이 한가지 위안으로 삼고 있는 것은 최근 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국내에선 처음으로 근육병 환자에게 근육세포이식수술을 했다는 것.
“아들을 걷게만 해준다면 그 분을 위해 무슨 일인들 못하겠습니까.”
28일 오전 전군이 “엄마 걷고 싶어요”라고 말하자 임씨는 아들을 가슴에 묻고 또 하염없이 흐느꼈다. 0451―641―1859
〈홍성〓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