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및 지식산업이 ‘재벌없는 한국경제’의 대안(代案)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 대안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중소기업청이 작년 5월부터 인증서를 발급해준 벤처기업 수는 3월말 현재 2천5백11개사. 5인 이상 중소제조업체의 2.5% 수준으로 한국의 벤처산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데 불과하다.
국내에도 성공신화를 일군 벤처들이 적지 않다. 의료기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메디슨이나 삼보컴퓨터 등이 그 주인공들.
중소기업청의 98년 초 집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일반기업에 비해 매출성장률이나 영업이익률이 각각 3,4배나 높다.
LG경제연구원의 김주형(金柱亨)상무는 “기술발전 속도가 상상을 불허하는 디지털시대에서는 우리같은 개도국도 한두 품목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벤처대안론을 지지한다. 김상무는 다만 기술적인 문제를 떠나 ‘제품 표준화 싸움’ 등에서 밀릴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벤처기술이 외국기술을 단순 복제하거나 기초기술을 외국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아 벤처에 전적으로 한국경제의 미래를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많다. 삼성경제연구소 윤순봉이사는 “벤처육성은 결국 창의적인 교육과 원활한 산학연계 체제에 좌우되는 데도 현실은 정책목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미래를 어둡게 전망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