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려다 혹 붙인 격?”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유고군에 의한 코소보주 알바니아계 주민의 학살을 막기 위해 공습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NATO군의 공습 이후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오히려 더 비참해지고 있다.
서방 정부와 언론들은 27일 유고의 알바니아계 주민 탄압이 ‘인종청소’ 단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지 로버트슨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유고측이 코소보주 알바니아계 말살작전을 벌이고 있다”며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을 ‘연쇄 인종청소범’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유고측의 폭격으로 몇몇 알바니아계 마을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지도 이날 “유고군이 코소보주 각지에서 주민들을 학살하고 건물에 고의적으로 불을 지르고 있으며 알바니아계 지도자들을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26일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UNHCR)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코소보주 남서부 고덴 마을에서 유고군이 아녀자들을 비롯해 20명을 학살했다”고 전했다. UNHCR대변인은 “유고군이 마을을 공격해 가옥에 불을 지른 뒤 주민들을 살해했다”고 전했다. 알바니아 ATA통신도 이날 “유고군이 알바니아계 교사 20명을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서방 언론들은 NATO군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지상군이 파견되지 않는 한 유고의 알바니아계에 대한 잔혹행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카토연구소의 테드 카펜터 연구원은 26일 “NATO의 공습은 발칸지역을 더욱 불안정한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비난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