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아침 일본 아사히신문 독자들은 깜짝 놀랐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가 인재난 해소를 위한 긴급대책으로 외국인 두 세명을 각료로 기용한다는 기사가 정치면에 크게 실려 있었기 때문.
오부치총리가 ‘각료 빅뱅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방침을 굳히고 1일 발표할 예정이며 이는 인재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일본정계에 큰 충격을 줄 전망이라는 해설도 있었다.
또 ‘수입각료’ 후보로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 대통령, 마거릿 대처 전영국총리, 리콴유(李光曜)전싱가포르 총리 등이 거론됐다.
순리를 중시하는 일본사회에서 이런 ‘깜짝쇼’는 상식밖의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외국의 총리나 대통령을 지냈던 인물이 일본 각료에 기용된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의문은 이내 풀렸다.
기사 옆 작은 컷에 ‘오늘은 4월 1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1면 지면안내에도 “오늘은 만우절, 오늘 지면에는 가공의 기사가 하나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찾아보세요”라는 글이 보였다.
일본사회에 큰 파문을 초래할뻔한 이 기사는 ‘만우절용 기사’였던 것이다. 일부 외국언론은 이를 ‘진짜 기사’로 알고 인용보도했다가 정정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