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굿모닝 닥터]휴일건강법

입력 | 1999-04-01 19:01:00


피곤 피곤…. 잠이 부족하고 일에 짓눌려 늘 피곤한 직장인.

호주 남오스트레일리아대와 아델레이드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피로하면 음주운전 때와 마찬가지로 행동장애가 온다.

성인 40명을 17시간 동안 쉬지 못하게 했더니 대부분 운동신경의 기능이 혈중 알코올농도 0.05%(운전시 입건)일 때와 같았다. 여기서 또 7시간 후엔 알코올농도 0.1%(운전시 구속) 때와 같았다.

일요일은 피로를 풀 절호의 기회. 그러나 10시간 이상 자거나 무리하게 운동해 오히려 더 피로해지는 사람도 많다.

▽잠은?〓서울대병원 수면장애클리닉 김의중전문의는 “사람마다 알맞은 수면시간이 다르지만 보통 성인은 하루 8시간 정도 자야한다”면서 “며칠 못자 피곤하면 일요일에는 8시간 정도 자서 정상적인 ‘수면리듬’을 되찾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자신의 ‘충분 수면시간’보다 2시간 이상 더 자면 신체리듬이 깨져다음날 더 피곤하다는 것.

미국 코넬대의대의 제임스 매스박사는 “사람은 하룻밤에 깊은 수면인 ‘서파(徐波)수면’을 두 번, 꿈을 꾸는 ‘렘(REM)수면’을 4,5차례 거칠 만큼 자야 컨디션이 최고”라면서 “8∼9시간을 자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

그는 “잠은 피곤한 그날 자야 하고 일요일에 몰아서 잔다고 피곤이 풀리지 않으며 저축할 수도 없다”면서 “일요일에도 8∼9시간 자야 하고 그래도 피곤하면 오후1∼3시경 20∼30분 낮잠을자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이때는 잠깐 자도 깊이 잘 수있어 ‘재충전’에 제격이라는 것.

▽운동은?〓평소 운동하지 않다가 일요일에만 새벽 일찍 일어나 등산하거나 조기축구회에서 2시간 정도 뛰면 몸에 얼마나 좋을까? 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 황인홍교수는 “스트레스를 푸는 ‘레저효과’는 있지만 ‘건강효과’는 별로”라고 말한다.

운동은 1주일에 3,4차례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고 오히려 일요일엔 평일보다 강도를 약간 줄이는 것이 좋다.

1주일에 한 번 등산하는 것이 몇 달 쌓이면 등산 때 숨이 덜 차고 더 빨리 오를 수 있는데도? 황교수는 “등산기술이 느는데다 건강해졌다고 느끼는 것일 뿐”이라면서 “이런 사람의 상당수가 병원에선 운동부족으로 진단받는다”고 설명.

특히 친구나 가족에 떼밀려 억지로 운동하거나 몸이 피곤할 정도로 운동하면 스트레스가 더 쌓이고 한 주가 피곤해진다.

▽휴일 보내기〓평소대로 일어나 가족과 어디론가 가는 것이 좋다. 집에 있으면 낮잠을 많이 자 밤에 늦게 자기 마련. ‘피로의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

낮잠을 자야 한다면 아침을 먹고 정오 무렵까지 집안일을 돕다가 30분 정도 잔 다음 오후2시경 집을 떠나는 것이 좋다. 가족의 역할이 중요. 일주일 내내 피로에 쌓인 ‘가장’에게 ‘봉사’만 요구하다간 가장을 오래 못 볼 수도 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