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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5분독서]「중국철학사」

입력 | 1999-04-02 19:13:00


중국의 대표적 철학자 펑유란(馮友蘭·1895∼1990)이 1934년 펴낸 중국철학사의 고전. 이 책의 저술로 그는 일약 세계적인 철학자로 떠올랐다. ‘중국철학사’가 이 분야 대표저술로 꼽히는 것은. 시대구분에 관한 그의 빼어난 안목 덕분이다. 펑유란은 크게 춘추전국시대까지의 ‘자학(子學)시대’와 그후부터 청나라말기까지의 ‘경학(經學)시대’로 나눠 그 2천5백여년간의 중국철학사를 서술했다.

자학시대는 공자 맹자 등의 사상가들이 철학을 꽃피웠던 시대로 백가쟁명(百家爭鳴)식의 철학적 논쟁이 일어났던 때. 중국 역사상 학문과 사상이 가장 융성했던 시대였다.

경학시대는 유가(儒家)가 정통으로 인정받던 시대. 유가만이 경전(經典)으로 인정받고 지배 이데올로기로 작용했다. 그래서 경학을 뒤집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경직된 시대였다.

저자는 사료 가운데 거짓된 내용은 버려야 하지만 그것에 내포된 시대적 사상적 맥락은 고찰해야 한다는 ‘석고(釋古)’정신과 문구해석에 치우치지 않고 전체 사상을 이해하고 체득한다는 ‘송학(宋學)의 방법에 입각해 서술했다. 역자가 번역하는 데 5년이 걸렸다. 박성규 옮김. 까치. 상하 각 20,000원.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