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이 8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쉬리’와 ‘아름다운 시절’이 각각 11개부문 후보에 올랐다. 최우수상 후보작으로는 두 영화 외에 ‘8월의 크리스마스’ ‘미술관 옆 동물원’ ‘강원도의 힘’이 올라 있다.
한국영화계 최대의 축제마당이 되어야 함직한 대종상 시상식이 사흘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영화인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해는 한국영화인협회와 공동주최하는 ㈜쌍방울개발의 부도로 영화제 개최가 무산됐다. 96년에는 미개봉작인 ‘애니깽’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검찰이 심사과정의 비리를 조사하는 등 존폐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대종상 영화제 사무국측은 ‘애니깽’ 사건을 계기로 훨씬 공정해졌다고 주장한다. 출품작 자격도 대도시의 개봉관에서 일주일 이상 상영한 영화로 제한했고 심사위원 선정도 기준을 바꿨다는 것. 10명의 예심위원과 7,8명으로 구성될 본심위원은 겸할 수 없게 했다.
박영실사무국장은 “심사위원 구성에서 공정을 기하기 위해 감독과 제작자 등 영화인의 비율을 30%수준으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영화계는 대종상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종상 자체를 영화인협회에서 분리,독립된 법인체로 운영하고 투표인원을 대폭 확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고 있다.한국영화학회장 정용탁씨(한양대교수)는 “아카데미상 각 부문의 경우 분과별 심사위원들이 상위 5개 후보작품을 먼저 선정한다.그 뒤 5천여명 아카데미협회 전회원들이 이 후보작품을 대상으로 투표해 결정한다”고 소개했다.
김지미 영화인협회이사장은 “대종상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면 공정성을 인정받기 힘들다”며 따라서 장기적으로 영화제 사무국이 재원을 자체조달할 수 있는 재단법인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종상이 공정성 시비에 다시 휘말릴 경우 한국영화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의식이 영화인들 사이에 깔려 있어 과거와 같은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