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3일 알바니아에 무장보호군 6천∼8천명을 파견하고 전진사령부를 설치하는 등 발칸전쟁에 더욱 깊숙이 개입하는 정책을 밝혔다.
NATO는 알바니아로 쏟아져 들어오는 코소보 알바니아계 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군을 파견하는 것으로 구호물자수송의 안전을 확보하고 난민캠프를 건설하는 것 등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가 최고 8천명의 해병대 파병이 가능하다고 밝힘에 따라 보호군의 주력은 미군이 담당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번 조치는 NATO가 코소보에 알바니아계 보호령을 만들기 위해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온 뒤에 취해졌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끈다. 보호군 병력이 장차 알바니아 난민의 코소보 귀환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호군의 구성과 무장 정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별도의 전진사령부가 알바니아에 파견되는데다 헬리콥터 등 장비도 갖출 것으로 알려져 단순한 난민보호 차원 이상의 군사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호군이 코소보까지 이동할 경우를 상정한다면 NATO는 상당한 수준의 무장을 갖추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NATO는 이미 유고 인근 마케도니아에 1만2천명의 평화유지군을 배치해놓고 있다. 이들은 코소보사태와는 관계없는 병력이지만 즉각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정예군이어서 사태가 급박해지면 알바니아에 투입되는 보호군으로 일부가 차출될 가능성도 있다.
NATO가 알바니아에 병력을 파견하기로 한 것은 일단 유고와 가까운 곳에 지상군을 배치해 여차하면 투입하자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NATO는 몇주전 신속대응군 사령부도 마케도니아로 옮겼다.
NATO는 또 지상전에 대비한 무기들도 착착 배치해왔다. 알바니아에 지상전 무기인 아파치 헬기를 배치한데 이어 곧 지상발사 미사일도 배치할 계획이다.
코소보에 배치된 유고군은 3만여명. 수적으로는 NATO군이 아직 열세지만 우월한 장비를 감안할 때 알바니아에 6천여명을 파견하면 최소한 제한적인 지상전을 수행하기 위한 병력배치는 끝내게 된다. 특히 미군은 이탈리아 비첸차에 주둔한 경보병 공수여단 4천여명과 아드리아해에 배치된 2천여명 등을 알바니아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은 또 독일에 7만명, 이탈리아에 1만1천5백여명, 영국에 1만여명 등 유럽에 11만여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어 언제든지 증원부대로 활용할 수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