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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케이블TV 中古외화물 붐…386세대 향수 자극

입력 | 1999-04-06 19:22:00


최근 케이블TV에 중고 외화시리즈 바람이 거세다. 시청률과 비용절감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시도다.

드라마넷(채널36)은 ‘맥가이버’(일 오전8·55)를 비롯, 파충류 외계인과 지구수비대의 일전을 그린 미 워너브라더스의 ‘V’(일 오전7·55)를 지난달부터 내보내고 있다. HBS(채널19)는 탐정물의 고전이 된 ‘형사 콜롬보’(일 오전9·10)를 지난달 1일부터 방송 중이다.

‘맥가이버’는 10여년전 공중파TV에서 방영한 미국 ABC의 시리즈물 .몇몇 케이블 채널은 80년대 ‘숙명의 외화 라이벌’로 불렸던 ‘에어울프’와 ‘전격Z작전’의 편성을 준비중이다. ‘맥가이버’등이 인기를 모으면 편성하겠다는 의도다.

케이블TV가 앞다퉈 복고풍의 외화 시리즈를 편성하는 것은 방영당시 시청률로 검증된 ‘안정성’과 386세대(나이 30대·80년대 대학을 다녔던 60년대 출생 세대)의 ‘향수 달래기’를 겨냥했기 때문. 드라마넷의 오윤미PD는 “지난해 초부터 30대 이상 시청자들의 재방요청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컴퓨터 등 ‘첨단무기’를 잘 다루지 못하면 ‘퇴출’까지 당하는 시대, 맨손과 두뇌로 악을 쳐부수는 맥가이버와 콜롬보의 활약은 묘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는 분석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가 이달 중 시청률 조사를 실시한다고 각사에 통보한 것도 한 이유. 못해도 ‘기본시청률’은 건질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99년 수신료 분배액수의 30%가 결정된다.

공중파에 ‘X파일’(KBS2)외에 이렇다할 외화시리즈가 없는 틈새를 비집고 들어간 점도 꼽을 수 있다. 공중파에서는 광고수주가 어려워져 예산절감을 요구받자 외화구입을 우선적으로 줄인 바 있다.

HBS의 한 관계자는 “중고 외화시리즈는 제작된지 오래됐기 때문에 방영 당시보다 절반이하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며 케이블TV 불황타개 차원에서도 ‘고마운 프로’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