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자 주식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다시 많아졌다.
얼마 전 한 투자설명회에서 참석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하는데 제가 갖고 있는 종목은 왜 제자리 걸음인지 모르겠어요. 주위 사람들은 ‘주가가 많이 올라서 돈 좀 벌었겠다’고 하는데 창피해서 원…. 도대체 어떤 주식이 오르는 겁니까.”
향후 증시를 주도할 종목은 주식투자자라면 누구나 알고 싶어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누가 그것을 알 수 있으랴.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기관화 장세’라는 증시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하는 주식이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간접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엔 기관투자가들이 좋아하는 주식이 아무래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기관들이 좋아하는 주식은 유동성이 높아 매매가 잘 되고, 탐방을 통해 정확한 분석이 가능한 투명한 기업의 주식이다. 적자를 내거나 워크아웃 대상이 될 기업은 물론 피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우량한 업종대표주 위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것이다.
지난달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1만포인트를 돌파, 세계 증시역사의 신기원을 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식은 거꾸로 하락하고, 소수 우량주에 의해 강세가 주도되고 있다. 가격 차별화가 심화되는 모습.
왜? 미국의 간접투자시장은 주식형이 52%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기관 펀드매니저의 영향력이 커지고 이들이 선호하는 우량주가 돋보이는 것.
미국시장의 경험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까지 한국의 간접투자시장에서 주식형 펀드의 비중은 전체 운용자산의 5% 수준에 불과하지만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 현상이 지속돼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이 증시로, 그 중에서도 뮤추얼펀드 및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속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기관투자가의 영향력 증가→지수비중이 큰 업종대표주의 약진→종합주가지수 상승→간접투자상품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 종합주가지수 1만포인트 달성도 ‘꿈’만은 아니지 않을까.
장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