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쫙쫙 펴. 안 그러면 다치기 쉽다고.”
6일 김포공설운동장. 전날 내린 비로 바람은 세차고 날씨는 쌀쌀하지만 선수들에게는 박창선감독(경희대)의 한 마디가 더 매섭다.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기념 덴소컵 99한일대학선발축구경기’(동아일보사 아사히신문사 공동주최).
박감독은 올림픽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에 많은 선수를 뺏겨 오승인코치(광운대)와 함께 힘들게 18명을 선발했다.
박감독은 “지난달 31일 첫 소집 때는 어떻게 경기 하나 싶었는데 점차 나아지고 있다”며 “2진급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선수들도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은 선발팀을 스페인에 보내 2부리그 상위 6개팀과 실전까지 치르게 했다. 성적도 4승1무1패로 기량에서 한국보다 한수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한 박감독의 대책은 무얼까. “일본은 4―4―2의 획일적인 움직임을 중시한다. 즉 투톱이 양 사이드로 빠지면 미드필더가 빈 공간으로 침투한다. 이것만 막으면 승산은 있다.”
그래서 박감독은 허리를 두껍게 하는 3―5―2를 쓸 계획. 신현호(연세대)이상규(광운대)백영철(경희대)이 중원에서 일본 미드필더를 압박하고 양 날개인 이유성(중앙대)과 이영수(호남대)가 일본의 측면 공격을 차단한다는 것.
이날 훈련도 압박수비를 위한 부분 전술 연마에 집중됐다.
특히 패싱력과 센스를 겸비한 게임메이커 신현호가 스피드와 돌파력이 좋은 포워드 김관규에게 제대로 공을 연결해주면 일본 골문을 열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
86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에 첫 골을 안겨줬을 만큼 승부근성이 남다른 박감독.
“여건이 어떻든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며칠 안 남았지만 선수들 마음을 잘 다독여 한국축구의 매운 맛을 보여 주겠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유일하게 2년 연속 출전하는 이재천(한성대)도 “일본 선수들의 조직력이나 개인기가 많이 발전했지만 좋은 경기를 펼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포〓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