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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폐업소「한국 에스테」일본서 확산 나라망신

입력 | 1999-04-06 19:43:00


일본 이바라키(茨城)현 미토(水戶)시에 사는 50대 재일교포 장모씨는 “요즘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이른바 ‘한국 에스테’가 시내에 잇따라 생기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시선에서 묘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 에스테에 갔다왔는데 대단하더군”이라는 농담도 듣기 거북하다.

일본에서 ‘한국 에스테’라는 이름의 유흥업소가 급증하면서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한국 에스테란 여자 종업원이 남자 손님에게 안마와 일부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 원래는 안마만 하도록 돼있지만 손님이 원하면 성적서비스가 따르는 곳이 대부분이다.

97년 처음 등장한 뒤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등 대도시는 물론 최근에는 지방도시에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일본 대중잡지에도 ‘한국미인의 부드러운 서비스’ 운운하는 광고가 부쩍 늘었다.

‘풍속산업’으로 불리는 섹스관련산업이 번창한 일본에서 한국에스테의 성적 서비스는 소프란도(증기탕)나 이메쿠라(이미지클럽) 등 다른 유사업종보다는 덜 퇴폐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에스테는 ‘한국〓섹스’라는 잘못된 관념을 일본사회에 확산시키고 있다. 게다가 여자 종업원의 상당수는 불법체류자여서 이런 약점을 노리는 일본 폭력조직의 피해자가 될 우려도 높다.

재일동포들은 한국 에스테라는 이름을 없애거나 바꿔야 한다며 “과거에 터키탕(증기탕)이란 이름을 바꾸기 위해 터키정부가 쏟은 노력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