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6일 주한미군과 관련한 북한의 입장 변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북한이 최근 “미군이 평화군으로 있는다면 남한에 주둔해도 좋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줄기차게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온 북한의 ‘속내’가 ‘미군철수’가 아니라 ‘지위변경’이라고 정부당국자가 명백히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당국자는 “북한은 겉으로는 미군 철수를 주장하지만 내심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해 미군 주둔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입장변화는 주한미군 철수가 단기간 내에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주한미군의 지위를 어떻게 변경하자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북한은 주한미군이 남북한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중립적 평화군으로 성격이 바뀌기를 원하고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문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입장은 한마디로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는 것.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주한미군 문제를 특정해 논의하자는 제의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며 포괄적으로 한반도내 모든 군대의 규모와 배치에 관한 논의는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국도 같은 입장이다. 따라서 이달 중으로 예정된 한반도 4자회담 5차 본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문제가 논의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