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7일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김대중(金大中)정부가 순리를 거스르고 억지로 일을 도모하다가 심판을 받았다. 여권의 양식있는 의원들이 역사의식을 갖고 바른 판단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국회 본관 한나라당 총재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서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것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결과 나왔다고 생각하는가.
“직접 서의원에게 얘기를 들어보면 얼마나 억울하게 당했는 지 알 수 있다. 국회의 명예와 자존심을 생각하는 의원들이 부끄럽지 않을 길을 가야겠다고 깨달은 것이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여당의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막후에서 여권과 모종의 빅딜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 있나. 김대통령에게 너무나 피해가 큰 빅딜을 여권이 할 리가 없고 우리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여권에 대해 할말은.
“김대통령과 여야총재회담을 했을 때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를 잃을 것’이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해 과거와의 대화해를 촉구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여권이 확실히 변해야 할 것이다.”
―부정선거 투쟁은 어떻게 되나.
“서의원 건과 ‘3·30’ 재 보선 부정선거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김대통령이 철저 조사를 표명한 만큼 여권의 조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불법 타락상을 국민에게 고발할 것이다.”
이총재는 이어 “오늘의 감동으로 새롭고 힘있게 변해야 한다. 나도 온몸을 던져 뛰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