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사업은 국토 확장과 식량증산 차원에서 고 박정희대통령 정부 때 착안돼 노태우대통령후보가 대선공약으로 내건 방대한 국가사업이다. 특히 이 사업은 수년전 김대중대통령이 야당총재 시절에 노전대통령과 담판을 벌여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현재 12년 동안 1조원이 훨씬 넘는 예산이 투입돼 상당한 정도의 공정이 진척된 것을 감안하면 사업의 백지화란 어불성설이다.
최근 먹고살만해지면서 식량문제를 지나치게 안일하게 보는 경향이 생겼다. 일제 식민치하에서 벗어나 6·25전쟁으로 나라가 초토화돼 초근목피로 연명하다가 겨우 밥술이나 먹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 아직도 식량이 모자라 매년 수입하는 실정이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져 육지면적이 좁아지고 있으며 해마다 엘니뇨 라니냐 등 기상이변으로 말미암아 머지않아 심각한 식량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세계의 석학들은 경고한다. 부유할 때 가난을 걱정하고 평화로울 때 전쟁을 준비하는 유비무환 정신이 지혜로운 태도이다.
새만금 사업의 백지화를 주장하는 환경보호론자들에게 묻고 싶다. 이 사업이 무려 12년 이상 입안돼 시행되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동안 무얼 하다가 뒤늦게 나서는 이유를 먼저 밝히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새만금호와 문제의 시화호는 근본적으로 다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새만금호의 수원인 만경강과 동진강의 지류를 거슬러 올라가 생활폐수 공업용폐수 축산폐수 등 오염원을 발본색원해 시정하고 몇단계 정화과정을 거치면 제2의 시화호로 전락되는 일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정부는 강력한 사업추진 의지로 충분한 예산을 지원해 새만금사업을 조속히 완공함으로써 식량위기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이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