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JP)국무총리는 7일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표결과정을 의원회관에서 지켜봤다. 총리가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는 한화갑(韓和甲)국민회의, 구천서(具天書)자민련 원내총무의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외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JP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노기(怒氣)를 감추지 못한 JP는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와 구총무가 표결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찾아오겠다고 해도 “필요없다”며 거절하고 곧바로 총리 집무실로 돌아갔다.
이에 자민련 김용채(金鎔采)부총재가 진사사절로 급파됐으나 JP의 노기는 풀리지 않았다. JP는 김부총재 면전에서 “어떻게 당신들은 일을 그런 식으로 처리하느냐”며 “앞으로 상대하지 않겠다”고 질타했다. 평소 신중한 처신으로 직접적인 감정표현을 자제해온 JP의 스타일에 비춰 이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총리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JP의 격노는 일차적으로 현 공동여당의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방식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박총재를 비롯한 자민련 당지도부에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총리실 일각에서는 공동여당 내 ‘표반란’ 책임이 마치 자민련, 특히 JP에게만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국민회의측 움직임에 쐐기를 박으려는 고단위 처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