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검찰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1월29일 동료의원들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지 않기로 한 여야합의에 따라 개인비리 혐의가 있는 의원 9명을 불구속 기소해 사실상 정치권에 ‘백기(白旗)’를 들었던 검찰은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했던 ‘세풍(稅風)’사건의 주역격인 서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마저 좌절되자 ‘정치권의 높은 벽’을 실감한 듯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의원들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에서 동료의원에게 동정표를 준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정치권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게 아니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당내에도 비리혐의로 조사를 받은 사람들이 있어 검찰에 대한 반발심리가 예상 밖으로 넓게 확산됐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중견 검사는 “피의자의 친구들끼리 모여 체포동의안을 처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이래서 정치개혁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와 검찰 관계자들은 이날 서의원의 체포동의안과 함께 상정된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하태원·정위용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