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은 디자인이나 색깔보다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이 중시되는 경우도 많다. 옷 무게를 최소화한 ‘언컨 슈트’와 바람이 잘 통하는 ‘모헤어’ 소재의 슈트가 요즘 주목받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언컨 슈트★
언컨(Unconstructed의 준말)슈트는 안감 어깨솜 심지 등 부자재를 최소한 사용한 슈트. 일반 정장에 비해 가볍고 편안하다. 이것저것 뺐지만 형태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에스에스의 ‘로가디스’ 언컨슈트의 경우 일반 정장에서 보통 서너 겹 사용하는 어깨솜을 단 한겹으로 처리했다. 옷의 형태를 잡는 심지도 앞판모심과 가슴심만 남기고 생략했다. 심지로는 탄력이 좋고 형태변화가 적은 특수소재가 사용됐다.
안감도 꼭 필요한 부분만 남겼다. 앞판에는 반만 대고 소매에는 4분의3만 대었다. 정밀한 수작업으로 옷의 솔기를 없애 무게를 좀더 가볍게 만든 슈트도 나왔다.
최근 남성복은 몸에 달라붙는 스타일에서 벗어나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여유있는 스타일로 변화하는 추세.
★모헤어 소재★
모헤어(Mohair)는 남아프리카 미국 터키에서 사육하는 산양의 털. 수분 흡수기능이 일반 양모의 두 배에 가까워 여름용 남성복 소재로는 최고급으로 꼽힌다.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광택이 특징. 얇고 섬세해 일반 양모와 섞어 사용한다. 바람이 잘 통하고 오톨도톨한 질감이 살아있어 여름철에 좋다. 가벼우며 구김이 덜하고 몸에 달라붙지 않는 장점도 있다.
남성복에서는 보통 울 100%가 고급품으로 여겨지지만 올해는 모헤어를 혼방한 것이 많이 선보였다. 코오롱은 고가브랜드인 ‘아더딕슨’과 ‘오스틴리드’에 모헤어를 15∼50% 섞은 정장을 내놓았다. 캠브리지는 중역들이 모헤어 슈트를 직접 입어보고 테스트한 끝에 ‘퍼스트클래스’ 신상품 중 절반을 모헤어 소재로 선택했다.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