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유고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면서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이 거주하는 대통령궁은 폭격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고의 항복을 받아낸다면서 정작 최고 지도자는 공격하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린 것.
미국 뉴욕타임스가 내세운 이유가 재미있다. 이 신문은 2일 유고 대통령궁 1층에 렘브란트의 그림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궁 자체도 과거 유고 왕국의 왕궁으로 사용된 유서깊은 문화 유적이지만 ‘예술을 사랑하는’ NATO의 유럽 회원국들이 특히 렘브란트의 걸작을 거론하며 공습에 반대했다는 것.
NATO는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지도 6일 베오그라드에 있는 방송국이 폭격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하면서 재미있는 해석을 덧붙였다. 유고가 서방언론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는 상태에서 NATO군의 폭격이 제대로 실행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유고 방송국이 필요하다는 것.
유고 방송국들은 피해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연일 피격현장을 상세히 방영하고 있다.〈워싱턴〓홍은택특파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