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고가 마침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까.
NATO군의 유고공습이 강화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협상을 통해 코소보 사태를 풀 수 있을 것 같은 조짐도 모락모락 나타나고 있다.
유고는 6일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한 데 이어 7일 미군포로 3명을 조건없이 석방하겠다는 등 연속적으로 화해 제스처를 해 보였다.
국제사회도 잇따라 관련국 회담을 여는 등 사태해결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미 6개국 접촉그룹 대표들이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평화안에 대한 논의를 재개했다. 12일에는 NATO 19개 회원국 외무장관이 3개월만에 다시 코소보 사태를 논의한다.
NATO의 공습이 보름을 넘어서면서 NATO와 유고 모두 한번쯤 멈춰서서 차분히 상황을 정리할 필요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협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ATO 내부에서는 지상군 투입없이 유고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또 러시아가 흑해함대를 지중해에 파견하는 등 신냉전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태도를 보이는 것도 서방측엔 부담이다. 유고로서도 갈수록 공습의 피해가 심해져 무작정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고의 제의 가운데 미군포로 석방은 실현 가능성이 크다. 미국도 7일 중개자인 스피로스 키프리아누 키프로스 대통령 대행과 직접 접촉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이 정말 ‘호의표시로 아무 조건없이’ 포로를 석방할 지는 분명치 않다. 샌디 버거 미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도 “미군이 석방될지 아직 확실치 않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협상 가능성이 보이기는 하지만 양측이 실제로 대결자세를 누그러뜨린 것은 아니다. NATO는 7일 처음으로 코소보에서 유고의 장갑차량을 공격하는 등 유고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코소보내 평화유지군 주둔을 받아들일 때까지 공습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유고도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엄청난 난민을 추방했으나 7일 갑자기 국경을 봉쇄해 난민의 탈출을 막았다. 유고는 국경봉쇄가 난민을 고향으로 귀환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으나 NATO측은 지상군 공격에 대비해 난민을 ‘인간방패’로 사용하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