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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판통신]박진희/「낭독자」

입력 | 1999-04-09 19:54:00


★베른하르트 슬린크「낭독자」

홀로코스트와 관련한 독일 작가의 주목받는 소설이다. 작가 슐린크는 베를린 훔볼트대 교수로 추리소설 작가상을 받기도 했다.

원래 이 소설은 95년 스위스 디오게네스출판사(Diogenes Verlag)에서 처음 나왔다. 발간 당시 독일 비평가들 사이에서는 ‘추리 소설 작가가 쓴 색다른 사랑 이야기’정도로 소개됐을 뿐이었다.

그러나 소설은 독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스테디셀러가 됐고 문학적으로도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에 비견되는 작품으로 재평가됐다.

지금까지 독일어판만 50만권이 팔렸다. 25개국어로 번역 출판됐고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번역본이 20만권씩이나 팔렸다. 97년 가을에는 미국에 상륙해 ‘진리의 무게를 어깨에 짊어진 책’ ‘2백쪽에 소설이 담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은 책’ 등 언론의 찬사를 받으면서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영역제목은 ‘The Reader’ 할리우드에서도 영화화할 예정이다. 아직 한국어판은 출간되지 않았다.

작가는 한 사춘기 소년과 연상의 여인과의 사랑이야기를 바탕으로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했다. 사춘기 때 사랑하던 여인은 강제수용소에서 감독관으로 부역한 죄가 드러나 나치 전범 재판정에 서게 되고, 소년은 이 법정에 법관 시보가 돼 나타난다. 사랑했다는 이유만으로, 이 여인의 부역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면죄부를 주어야 할 것인가?

작가는 여인을 통해 나치의 만행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한편 전후 세대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우리는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가’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진희(독일 베를린공대 과학기술사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