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수주의」
이 땅에 진정한 보수주의는 있는가. 소장 정치학자 5명이 한국 보수주의의 허와 실을 짚었다. 보수적 정당은 있어도 진정한 보수주의 철학을 지닌 정당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들의 공통된 견해.
서병훈 숭실대교수는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체계적 이론 없이 정치적 정략만 일삼는다고 지적. 한국 보수의 선봉임을 자처하는 월간지 ‘한국논단’ 역시 보수에 대한 지향점을 상실한 채 북한에 대한 불신, 즉 반공에 지나치게 경도돼 있는 것이 한계라고 비판. 서교수는 또 진정한 보수가 되려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사회개혁에 동참해야 한다고 조언.
★「여성 몸 성」
여성의 성과 몸이 사회적 통념과 제도 속에서 얼마나 억압받고 왜곡되고 있는지를 구체적 사례를 통해 비판. 신체적 측면이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 시각으로 성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 생각. 그래야만 남성중심의 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부수립 이후 국회속기록에 나타난 여성정책을 분석한 내용. 1,2공화국 당시에는 미군 상대의 매춘을 정책적으로 장려했을 정도라고 소개. 아직도 매매춘을 필요악으로 보는 반여성적 시각이 고쳐지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아울러 남성 중심의 성문화가 지속될 경우 성에 자유로워 보이는 남성도 결국은 성의 굴레에 갇혀 피해자가 되고 말 것이란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