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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였어요]송파구 여성축구단

입력 | 1999-04-09 22:16:00


“슛….” “골∼인!”

9일 오전11시반경 서울 잠실대교 밑 한강둔치 축구장.

주부 20여명이 축구공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봄바람을 맞으며 축구 경기에 몰두하는 이들은 서울 송파구 여성축구단원들.

송파구는 지난해 4월 2002년 월드컵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전국 최초로 여성축구단을 창단했다. 공식단체인 만큼 감독과 코치도 선임했다.

30여명의 주부 단원들은 모두 지금까지 축구를 해본 경험이 없는 순수 아마추어들. 연령대는 30대에서 50대까지로 평균 연령은 39세.

전업주부에서 화장품 가게 주인, 매점 판매원, 포장마차 주인에 이르기까지 직업도 다양하다. 이들은 대부분 축구에 대한 호기심과 남자들이 하는 운동에 대한 도전의식, 건강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에서 축구단에 가입했다.

김혜식(金惠植·42)씨는 “이전에는 애들과 남편 뒷치다꺼리에 무료한 때도 많았으나 축구를 하다보니 생활에 리듬과 활력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과 애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 가족간의 유대가 더욱 깊어졌다”고 자랑했다.

살이 빠지고 건강이 좋아진 사람들도 많다. 지금까지 한번도 연습에 빠진 적이 없다는 이순덕(李順德·30)씨는 “애 둘을 낳은 뒤 체중이 60㎏을 훨씬 넘었으나 지금은 6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1주일에 두번씩 오전10시부터 정오까지 2시간씩 축구를 한다.

이우현(李愚鉉·65·MBC객원해설위원)감독은 “처음엔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상태였다”며“그래도 지금은많이발전해 이젠 패스나 드리블도 제법 흉내 낼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상대팀이 없어 기량을 가늠해 볼 수 없었던 송파구 여성축구단은 4월말 대전YMCA 여성축구단과 첫 공식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