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하면 떠오르는 것은 ‘용문산’ ‘은행나무’ ‘산채나물’ ‘맑은 강물’일 것이다. 양수리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인근 강가와 계곡을 따라 늘어선 수많은 카페를 연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양평은 경기도 최고 명산인 용문산을 축으로 수려한 준령들이 우뚝 솟아있고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과 기암괴석, 수백년이 넘은 고목들이 어우러진 절경이다. 고려와 조선 두 왕조를 거친 1천여년 동안 사대부들이 정착해 후학 훈도로 많은 선비와 충의 우국지사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兩水里)에서 시작하는 팔당호는 수도권 주민 2천만명이 먹고 마시는 상수원으로서 중요한 구실을 한다.
양평은 최근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 성격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전원 주택지로서도 국내에서 제일 가는 곳이다. 그만큼 볼거리와 먹을거리, 쉴 곳이 곳곳에 많다. 최근 개통된 신양수대교와 용담대교, 6번 경강국도의 4차로 확장 포장으로 서울에서 이제 30∼40분대면 충분히 닿을 수 있다.
양평은 팔당상수원 특별대책지역 등 각종 중첩된 규제로 지역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고부가가치 환경농업으로 방향을 바꿔 집중 투자를 통해 농축산물의 세계적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다가올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자연이 잘 보존돼 있는 양평에는 수많은 유명 문화 예술인들이 살고 있다.
국책사업으로 추진중인 국립자연사 박물관 유치를 위해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현재 경합을 벌이고 있다. 양평에 자연사 박물관을 짓는 것은 수도권 주민들의 맑은 물 공급을 위해 각종 불편과 불이익을 묵묵히 감내한 이 지역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자연사박물관 유치 열기가 그 어느 곳보다 높다. 유치원 어린이, 노인 등 8만 군민이 한장씩 ‘벽돌 8만장 모으기 운동’이 시민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창 진행중이다.
1895년 을미의병운동이 양평에서 시작돼 전국적으로 확산됐듯이 양평 사람들은 어려움이 있을 때 결집된 힘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저력이 있다.
민병채(경기 양평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