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K씨의 세살난 아들이 지난달말 동네 골목길에서 혼자 공놀이를 하던중 차에 치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가해운전자가 가입한 보험사는 K씨에게 “보상금을 일부 깎고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차가 시속 25㎞로 서행했고 아이가 공을 잡으려고 갑자기 뛰어들었기 때문에 피해자도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한다는 게 보험사의 설명.
K씨는 아들이 사리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이이고 골목길에서 사고가 일어났는데도 아이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게 납득할 수 없어 손해보험협회 상담소(02―3702―8630)에 문의를 했다.
상담소는 우선 운전자들이 골목길에서 지켜야할 의무를 설명했다.
골목길이 아이들이나 주민들이 자주 다니고 돌발상황이 일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서행을 하거나 갈림길에서 일단 정지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
또 골목길 규정속도인 시속 40㎞ 이내에서 운행을 해야한다. 이번 사건에서 운전자는 속도를 위반하지는 않았다.
운전자가 주의하는 것 못지 않게 보호자들도 평소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어린이들에게 자주 교육시켜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는 게 상담소의 설명.
K씨 아들의 경우도 사고현장이 바로 집앞이었고 아이가 자주 놀던 곳이라고 하지만 차량이 오가는 곳이라면 보호자로서 아이의 보호감독을 충실하게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이 사고는 아이의 부모가 보호감독을 게을리한 결과로 일어났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30%정도는 피해자(피해 어린이와 부모)의 과실이 인정된다. 나머지 70%는 운전자가 안전운전 의무를 다하지 못한 탓이므로 보험사가 보상한다.
사고장소가 어린이보호구역이었다면 피해자과실은 10%정도로 줄어든다. K씨와 비슷한 경우로 골목길에서 차를 후진하다 어린이를 친 사고도 부모가 자녀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따져 10∼30%정도의 피해자과실을 묻는다.
〈이 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