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최미숙씨(34)는 요즘 초등학교 1학년 아들 준상군과 전쟁 중이다. 비디오만 보여주면 하루종일 귀찮게 하지 않아 비디오에게 준상이를 맡겼던 게 원죄(原罪)였다. 무슨 비디오를 봤는지 행동이 점점 과격해지고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비디오 시청을 ‘통제’하지만 아들은 늘 ‘비디오 타령’이다.
‘자녀와 함께 떠나는 비디오여행’(김영사)의 저자인 강성혜씨(문화관광부 전문위원)가 추천하는 비디오 시청교육법을 소개한다.
▽시간은?〓TV 게임 비디오 등 영상매체를 접하는 시간은 하루 2시간이 적당. 하루중 언제가 좋은 지는 의논해 정한다. 매체 선택권은 아이에게 줘 독립심과 책임감을 키워준다.
▽어떤 비디오를?〓동네 비디오가게에서 고를 수 있지만 TV 다큐멘터리도 훌륭한 재료. 엄마들끼리 비디오를 서로 추천하는 것도 방법. 중요한 원칙 하나. 봐서 안되는 비디오는 절대 안된다고 말하고 그 이유를 아이가 납득할 때까지 열번이라도 설명한다.
▽교육자료로 활용〓발칸반도 전쟁 뉴스를 복사해 보여주고 인권과 전쟁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 찰흙으로 만든 듯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곡스’(점프비디오)를 보고 아이와 찰흙 인형을 만들어 봐도 좋다.
그림책과 연계한 교육법. ‘하얀곰 라스’(성베네딕트)처럼 원작 그림책이 있는 작품의 비디오를 보여주고 그림책을 선물하면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 ‘배고픈 애벌레’(인피니스), ‘스노우 맨’(〃)도 추천작. 비디오에 담긴 음악이 좋으면 그 음악이 담긴 CD를 선물.
▽비디오 일기〓아이에게 △시청 날짜와 시간 △비디오 제목 △감상 등을 쓰고 싶은 만큼 쓰도록 한다. 단, 또하나의 ‘숙제’가 되면 역효과가 나므로 싫다면 그냥 둔다. 대신 말로라도 느낌을 말하도록 한다.
“벌레들이 이불에도, 몸에도, 목욕탕에도 있었다. 사람 몸엔 박테리아가 있고, 목욕탕엔 욕조거미가 있었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사람만 밥을 먹는 줄 알았는데 흰개미 집진드기 등도 먹고 진드기는 카펫을 먹었다.징그럽고도 재미있었다.”(초등학교 1년생이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여행’을 보고 쓴 비디오 일기)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