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약물 사용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 아이들이 초등학교의 낯익은 환경을 떠나 중학교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약물의 유혹을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 관련 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 자료 연구소(PRIDE:프라이드)’가 97,98학년도에 미국 22개 주의 공립 및 사립 학교에 다니고 있는 2만6천86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어린이들은 마리화나 등 흔히 마약으로 분류되는 것보다는 담배 알코올(주로 맥주) 본드흡입 등을 시도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의 중독성 약물 사용 실태를 살펴보면 조사가 실시되기 전 한달동안 담배를 피워본 적이 있다고 대답한 학생이 4학년에서는 1.6%였으나 6학년에서는 무려 7%로 증가했고, 맥주를 마셔본 비율은 4학년 2.1%, 6학년 4.7%였다. 그러나 본드를 흡입한 비율은 학년에 따른 증가폭이 그리 크지 않아 4학년 2.2%, 6학년 2.7%였다. 한편 마리화나를 피워본 학생은 4학년에서 0.4%, 6학년에서 1.7%였다.
프라이드는 이전에 실시했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하는 시기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는 시기에 약물사용의 유혹에 넘어갈 위험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미시간 대학이 8학년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약물 사용 실태 조사에서도 역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가면서 처음으로 약물에 손을 댄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은 이 시기에 주로 같은 또래의 압력과 새로운 친구들과의 관계 때문에 중독성 약물에 손을 대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백악관 약물통제 정책국장인 매카프리는 마리화나를 피워본 학생의 비율이 담배나 맥주를 시도해본 비율에 비해 낮지만, 5학년 때는 0.6%에서 6학년때는 1.7%로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이 사실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10대에 접어 들기 직전의 시기야말로 아이들의 변화기이며 바로 이때 부모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라이드의 이번 조사에서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아이들 스스로 실제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아이들이 담배 술 마리화나 등에 손을 대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시기와 관계없이 실제로 마리화나를 피워보았다고 대답한 학생의 비율은 4%미만이었지만 주위 친구들 중 마리화나를 피워본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한 학생의 비율은 14%였다.
글리튼 프라이드 소장은 “다른 애들도 전부 하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야말로 아이들이 약물에 손을 대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된다”면서 “이 잘못된 생각을 고치기 위해 아이들에게 정확한 약물 사용 실태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