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3일 “최근 경기가 약간 좋아진다고 하니 업계에 해이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 구조조정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다시 어려움에 처하고 국제적 신인도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5대재벌의 구조조정이 아직도 문제점이 남아 국제적 비판을 받는가 하면 6대 이하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정에서도 해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기업개선작업대상 기업체대표와 관련은행장 등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워크아웃은 결코 경영권 회수나 퇴출이 목적이 아니며 기업이 자구노력을 해 경쟁력을 강화하면 어떤 기업이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은행은 사전에 기업의 부실화를 예방하되 일단 부실화된 경우 적극적으로 처리해 기업을 살려야 한다”면서 “은행이 자기자본비율 때문에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김대통령에게 워크아웃약정을 체결한 65개 업체의 자구노력 이행실적이 3월말 현재 계획대비 9%대에 머물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위원장은 특히 사재출연의 경우 벽산건설 김희철 회장 2백35억원, 동아건설 최원석 전회장 1백3억원 등 총 3백50억원에 지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최영묵·정경준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