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인 음주운전자의 운전면허를 무조건 취소하도록 규정한 개정 도로교통법(도교법)은 국민이 재판받을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월 시행될 예정인 개정 도교법과 도교법 시행령은 술에 취한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에서 운전을 할 경우 반드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김정술(金正述)부장판사는 “개정되기 전의 도교법은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의 음주운전자에 대해서는 경찰이 운전면허를 취소할 수 있고 이에 불복하면 행정재판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여지를 뒀지만 9월부터는 억울한 사연이 있어도 법원이 관용을 베풀 여지가 없어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지법의 한 판사는 “혈중알코올농도 0.05%일 경우 무조건 운전면허를 취소하라고 규정한 개정법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나며 사법부의 독자적인 판단까지 배제해 위헌의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