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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25시]배극인/감독교체 탓할수는 없지만…

입력 | 1999-04-13 19:31:00


박창선감독과 조영증감독.

한국의 세계청소년축구대회 16강 진출이 좌절된 지금, 사령탑 지휘권을 인수인계했던 양감독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박감독은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해 세계대회 본선진출권을 따냈지만 지난해 말 체육특기생 부정입학에 연루돼 지휘봉을 놓아야 했다.

당초 이번 세계대회가 끝난 후 청소년대표 전임감독을 맡을 예정이었던 조영증감독이 앞당겨 대임을 맡았다.

이때문에 이번 대회 예선탈락을 안타까워하는 많은 축구팬은 박감독이 이번 대회까지 사령탑을 맡았더라면 결과가 다르지 않았을까 하고 아쉬워할 법하다.

특히 아시아청소년대회에서 한국에 연패를 당한 일본이 당시의 멤버로 세계대회에서 미국과 잉글랜드를 꺾고 조1위로 16강에 오른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느냐 못하느냐가 감독의 역량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불문가지.

박감독은 청소년대표팀이 예선탈락한 바로 전날인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99한일대학선발경기에서 대학 주전 대부분이 올림픽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에 차출된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전지훈련까지 다녀온 일본선발팀을 꺾는 지도력을 과시했다.

반면 조감독은 이번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어린 선수들을 제대로 포용하거나 장악하지 못해 전력을 극대화하지 못한 부분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결과를 놓고 양감독을 비교하자는 것만은 결코 아니다. 감독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번 대회의 성적이 달라졌으리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감독 교체와 관련해 다른 대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맥에 의한 낙하산식 선임’이었다는 소문이 축구계에 나도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