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으로 인한 봄철 호흡기질환자가 늘고 있다. 전문의들은 “이전에는 겨울과 환절기가 지나면 감기환자나 호흡기질환자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최근엔 완연한 봄날씨에도 별로 줄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서울대의대 내과 유철규교수는 “만성 호흡기질환자의 경우 대기오염으로 기관지 염증이 잘 낫지 않고 재발한다”며 “잦은 황사도 한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사와 오존 ▼
올 황사 현상은 1월에 3번, 2월과 4월에 각각 한 번씩 찾아오는 등 자주 발생했다. 기온이 높고 자외선이 강할 때 높아지는 오존도 호흡기에 악영향을 준다. 오존이 문제가 되는 것은 4월말부터. 지난 주말 전국 대부분의 도시는 섭씨 20도를 웃돌았다.
▼대기오염과 호흡기질환 ▼
연세대 예방의학과 신동천교수팀이 최근 한 종합병원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호흡기질환자의 비율은 황사 전 11.6%에서 황사 후 19.8%로 증가했다. 특히 여성 50세이상 9세이하에서 환자수가 급증했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과 조수헌교수팀이 최근 서울의 규모가 큰 병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존 농도가 전날에 비해 0.005PPM(서울시의 연평균 오존변화치는 0.003PPM) 증가하면 △호흡기 환자수는 17% 늘어나며 △어린이 호흡기질환자는 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학적 약자’보호▼
조교수는 “자외선이 강한 봄철에는 특히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진다”며 “건강한 사람과 환자의 경계에 있는 ‘생물학적 약자’가 대기오염의 최대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조교수는 또 “프랑스 파리에선 오존주의보가 내려진 날은 자동차운행을 2부제로 실시하며 자외선이 강한 낮시간엔 주유(注油)도 삼가자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방과 치료 ▼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될 때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약물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 기침과 함께 가래가 있을 때는 세균이 생긴 것이므로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울산대의대 호흡기내과 심태선교수는 “황사현상이 있는 날은 오전9∼11시, 오존주의보가 내린 날의 오후2∼4시 실외활동을 줄이라”고 조언.
다음은 한림대의대 산업의학과 박종태교수와 울산대의대 심태선교수가 권하는 ‘기침을 줄이는 법’.
△사람이 많은 곳에 다녀온 뒤에는 손을 닦고 양치한다.
△기도(氣道)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신다.
△잘 때에는 가습기를 틀어놓거나 젖은 수건을 방안에 널어놓는다.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되 고단백질식(食)이 좋다.
△먼지가 많은 곳에서는 코로 숨을 쉰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