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영화가 긴 호흡이 필요한 산문이라면 단편영화는 함축미와 실험성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시와도 같다. 상업적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영화의 마지막 보루로 꼽히는 단편영화. 지금까지 ‘소수의 영상’에 그쳐온 단편영화와 관객들이 만날 수 있도록 이어주는 단편영화 상영, 배급이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다.
동숭아트센터 영상사업팀은 17일부터 동숭시네마텍(서울 종로구 동숭동)에서 단편영화 3편을 묶어 개봉하는 ‘제2회 동숭단편극장’을 연다.상영될 영화는 방황하는 젊음의 한순간을 그린 ‘환타 트로피칼’,곡예사들의 희망을 담은 ‘광대들의 꿈’, 우연과 운명을 다룬 ‘메멘토’ 등 3편. 각각 예술종합학교 영상원, 폴란드 국립영화학교, 미국 시라큐스 영화학교에서 영화수업을 마친 국내감독들의 작품이다.
단편영화의 TV진출이 가능해진 것도 큰 변화. 케이블TV인 예술·영화TV(채널 37)는 17일 오후4시 지난해 ‘제1회 동숭단편극장’상영작인 ‘간과 감자’‘스케이트’‘햇빛 자르는 아이’를 방송한다. 예술·영화TV는 앞으로도 동숭단편극장의 상영작들을 정기적으로 방송할 계획.
또 비디오대여 체인점 영화마을이 동숭단편극장의 비디오 판권을 계속 사들이기로 결정, 비디오점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던 단편영화를 쉽사리 만날 수 있게 됐다.
최근들어 단편영화의 해외진출도 활발해졌다. 최근 단편영화 ‘온실’(감독 김지훈)이 독일 오버하우젠 국제단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등 단편영화 전문배급사 인디스토리가 배급하는 단편영화 5편이 국제영화제 본선에 한꺼번에 올랐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