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리셤, 스티븐 킹, 마이클 크라이튼, 톰 크랜시, 흥미만점의 스릴러를 쓰는 미국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들이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지는 14일 이들의 성공 배후에는 할리우드영화산업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분석기사를 실었다.
영화사는 기획 단계부터 유명작가 혹은 출판사를 지원한다. 물론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서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쥐라기 공원’은 1천만부가, 존 그리셤의 처녀작 ‘더 펌(The Firm)’은 7백만부가 팔렸다. 이 정도 책이 나가면 걱정없이 영화화를 할 수 있다.
영화화되면 책이 안팔릴까. 더 많이 나간다. 베스트셀러와 영화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존 그리셤의 ‘펠리컨 브리프’와 ‘의뢰인’ ‘타임 투 킬’, 스티븐 킹의 ‘캐리’ ‘쇼생크탈출’ ‘미저리’ ‘돌로레스 클레이븐’, 톰 크랜시의 ‘붉은 10월’ 등은 영화화된 뒤로도 더 인기를 끌었다.
영어의 힘이 발휘되면서 미국 베스트셀러는 지구촌 베스트셀러가 된다. 프랑스에서는 10만부 이상 나가면 베스트셀러로 치지만 미국에서는 1백만부는 보통이고 이들 유명작가 작품은 3백만부도 어렵지 않다.
르 피가로지는 출판시장규모는 미국이 프랑스의 5배인데 베스트셀러 판매부수는 이처럼 10배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영어권과 프랑스어권의 차이로 돌린다.
이 신문은 또 미국에서는 유력한 신문의 서평보다 영화, 혹은 책과 저자를 소개하는 TV토크쇼가 베스트셀러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의 호평 보다 1천5백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미국의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하고 싶어 작가들이 안달한다. 윈프리와 토크쇼를 벌인 작가의 작품은 여태 서점 구석에서 먼지가 쌓여 있다가도 날개돋친듯 팔려나가기 때문이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