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째 기록적인 상승 이후 조정국면을 보이는 듯 하던 주가가 15일 폭등세로 돌아서면서 종합주가지수 700선을 가볍게 돌파했다.
증권전문가들은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못한 시중자금이 연일 주식시장으로 쇄도하면서 조정다운 조정을 ‘용납’하지 않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악재를 찾을 수 없어 당분간 지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
그렇지만 주식을 사면 무조건 돈을 번다는 생각으로 뛰어들면 되레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폭등장세의 배경〓대신증권 나민호(羅民昊)투자정보팀장은 “풍부한 시중자금이 주가를 밀어붙이는 전형적인 금융장세”라며 “이런 식으로 돈이 계속 증시로 유입되는 한 주가가 어디까지 오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경로는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주식형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이고 또 하나는 고객예탁금.14일 하루 동안 간접투자상품으로 2천4백억원, 고객예탁금으로 2천3백억원 등 총 4천7백억원이 몰렸다.
주식형 수익증권잔고는 현재 약 14조원, 뮤추얼펀드는 1조원이상의 자금이 들어와 있다. 특히 이달중에 새로 설정되는 간접투자상품만 5조∼6조원에 이른다. 은행이 12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단위형금전신탁에도 수조원이 몰릴 전망이어서 주가상승을 견인할 ‘실탄’은 갈수록 늘어나는 양상.
개인들의 직접투자자금인 고객예탁금도 13일 7조원을 돌파하면서 연일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을 하고 있다.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이렇게 들어온 돈으로 15일 하루 동안 1천6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한 증권전문가는 “기관투자가들이 ‘돌아오지못할 강’을 이미 건넜다”며 “당분간 공격적인 주식매수를 계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엔―달러환율의 안정 △해외증시 상승세 지속 △외평채 가산금리 1%대 하락 등의 호재가 가세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여건도 좋아 연일 순매수가 지속돼 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얼마나 더 오를까〓증권전문가들은 지난달 30일 이후 열흘 동안 기록적인 상승세를 탔지만 12일 이후 690선을 놓고 2포인트 전후의 등락을 하면서 사실상 조정을 거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급등후 한차례 쉬는 조정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목포지점 장기철(張氣哲)부장은 “탄력을 받으면 주가가 750선까지는 무난히 오를 전망이며 일부 그룹의 자금악화설 등 초대형 악재가 불거져 나오지 않는다면 800선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투자전략〓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기관이 주도하는 기관화장세에서는 특정종목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주식을 사는 것은 낭패를 보기 쉽다”고 조언한다.
이날도 지수는 폭등했지만 종목에 따라 주가등락이 확연히 구분됐다.
대신증권 나팀장은 “상승기조가 계속 이어지겠지만 지금 당장 추격매수하는 것보다는 조정을 거칠 때 사는게 좋을 것 같다”며 은행 증권 건설 음식료 등 내수업종을 추천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