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국내 프로야구도 ‘18세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아직도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는 분야가 있다.
‘4이닝 마무리’가 대표적인 경우. 국내 지도자들은 박빙의 승부에선 선발투수의 승리요건인 5회만 지나면 6회에 일찌감치 특급 구원투수를 기용해 승부에 못을 박는다. 1백32경기의 페넌트레이스보다 눈앞의 1승에 연연하기 때문이다.
15일 삼성 서정환감독은 임창용을 잠실 두산전에서, 한화 이희수감독은 한용덕을 부산 롯데전에서 각각 6회에 등판시켰다.
결과는 임창용이 9회 끝내기 결승타를 맞고 패전투수된 반면 한용덕은 무실점 세이브를 챙겼다.
삼성으로선 임창용을 내고도 역전패를 당해 ‘아픔 두배’를 겪었다. 승리한 한화도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한용덕은 한화가 중반 이후 점수를 내 5점차로 대승한 경기에 ‘의미없는 등판’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해태 김응룡감독의 탁월한 용병술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선동렬에 이어 지난 겨울 임창용마저 뺏기고 난 뒤 크게 낙담했던 김감독은 올시즌 무명의 이병석과 곽현희를 성공률 90%의 중간계투와 마무리로 성장시키며 꼴찌후보로 평가된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40대 서정환감독과 올시즌 감독데뷔전을 치르는 50대 초반의 이희수감독은 ‘가장 한국적인 야구를 한다’는 60대 김응룡감독으로부터 한수 배워야 할 것 같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