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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의 그늘] 재래시장 『손님이 와야 팔죠』

입력 | 1999-04-18 20:14:00


18일 서울 종로구 충신동 충신시장. 도시 영세민과 소규모 가내공장이 밀집한 곳이다. 시장 입구에서 10년째 ‘충신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서정수(徐庭洙·50)씨는 “경기가 나아졌느냐”는 질문에 씁쓸히 웃었다.

“경기회복이오? 작년 이맘때와 조금도 달라진 게 없어요.”

그나마 목이 좋아 나은 편이라는 서씨의 가게는 하루 1백만원을 거뜬히 올리던 매출이 IMF체제 이후 50만∼60만원대로 떨어졌다. 과자 야채 과일 등 먹지 않아도 견딜 수 있는 품목의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중산층 미만 도시민들과 지방 소매업자들이 주고객인 서울 동대문 신평화패션타운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청바지 도매상인 돌체패션 이흥호(李興鎬·52)씨는 “IMF이전에는 하루 2백∼3백장의 청바지를 팔았지만 지금은 1백장 팔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상인연합회 임몽빈(林夢彬)회장은 “최근 이 일대에 두산타워 밀리오레 등 패션타운이 들어서 활기가 살아난 것처럼 보이지만 경기가 회복된다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다”며 “IMF이후 20∼40% 떨어진 매출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1천1백개 가게가 입주한 신평화패션타운의 수협중앙회 동대문지점 하루 입금액은 최근 2억5천만원 안팎. IMF 이전에는 하루 입금액이 3억3천만∼3억5천만원에 달했지만 경제난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최종학(崔宗學)실장은 “경제지표로 볼 때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효과가 저소득층에까지 확대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