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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형의 세상보기]국제결혼 거부감 점차 희석

입력 | 1999-04-18 20:37:00


최근 들어 관광객 비즈니스맨 근로자 등 여러 모습의 외국인이 눈에 띈다. 95년 서울시가 시민 5백명에게 ‘외국인을 볼 때 어떤 느낌을 갖는가’를 물었더니 59%는 ‘별다른 느낌이 없다’고 대답했고 19%는 호기심이나 친근감을, 22%는 거부감이나 이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우리와는 언어 피부색깔, 문화가 다른 외국인과 맞닥뜨렸을 때 나타나는 정서적 반응의 하나는 “다른 것은 위험하다”는 것. 반대 정서인 “다른 것은 흥미롭다”는 반응과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다. 길거리에서 지나치는 사이가 아니라 가깝게 되어 외국인을 배우자나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이 나타날까?

95년 리서치&리서치는 6백명에게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해 물어보았다. 부모에게는 ‘자녀가 외국인과 결혼한다면 허락하겠는가’고 물었더니 45%는 ‘본인이 원한다면 허락’, 54%는 ‘본인이 원해도 불허’라고 대답했다. 미혼 남녀에게도 비슷한 질문을 했는데 60%는 ‘사랑만 한다면 결혼할 수 있다’, 40%는 ‘사랑해도 결혼은 곤란하다’고 해 부모보다는 국제결혼에 적극적이었다.

미국인이나 유럽인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비교할 만한 조사결과를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리보다 훨씬 국제화된 나라에서는 국제결혼이 여론조사의 질문거리도 안되는 모양이다. 요즘 추세로 우리나라가 국제화된다면 지금의 30, 40대 부모 중에는 훗날 외국인 며느리나 사위를 볼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폐쇄적이라는 일본에서도 93년 국제결혼이 2만6천여 건으로 85년에 비해 두배나 늘어 전체 결혼 중 3%를 차지하게 됐다.

노규형(리서치 앤 리서치·R&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