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천년간의 세계사를 대표하는 인물 사상 사건들은 무엇일까.
18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천년간의 최고지도자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1558∼1603)를, 최고 국제조약으로 베스트팔렌조약(1648)을 뽑는 등 ‘밀레니엄 베스트’를 선정해 발표했다.
▽지도자〓종교적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전쟁을 혐오한 엘리자베스1세 여왕. 재위 45년간 영국을 세계사의 주역으로 끌어올렸고 후대에까지 전세계의 존경을 받고있다.
▽조약〓유럽에서 1천만명의 희생자를 낸 30년전쟁을 종결시킨 베스트팔렌조약. 신성로마제국이 약화되고 근대국가체제가 출범했다. 양심과 거주이전의 자유 등이 태동하는 계기가 됐다.
▽시〓영국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죽음에 대한 회의를 통해 서구 기독교 문명의 철학적 전환점이 됐다.
▽악기〓사람의 목소리. 어느 악기보다 미묘하고 탁월하다. 독창과 합창도 가능하고 어느 악기와도 잘 어울린다.
▽법학자〓한스 켈젠. ‘법의 순수이론’에서 법이 중립적이고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때만 ‘평화의 창출과 유지’를 할 수 있다고 보았다.
▽경제적 디자인〓피아노와 전자오르간 등의 건반. 인체공학적으로 최고다. 두살배기 아이도 쉽게 쓰는 건반이 없었다면 바흐의 음악도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섹스스캔들〓‘천일(千日)의 앤’의 주인공인 앤 볼렌과 영국왕 헨리 8세간의 연애사건. 앤 볼렌과 재혼을 원했던 헨리8세는 로마 교황청에 이혼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자신을 수호자로 하는 성공회를 탄생시켰다.
▽혁명〓영국 식민통치 하에서 인도 마하트마 간디가 이끈 비폭력 무저항 운동. 미국 흑인인권운동, 남아공 인종차별 철폐운동, 중국 민주화 운동의사상적기반이됐다.
▽의학적 통찰〓영국 에드워드 제너가 1796년 창안한 천연두 접종법. 미생물 정복의 첫걸음이었고 많은 인명을 구했다.
▽실수〓미국 대륙은 콜럼버스가 처음 발견했으나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거짓말(자기가 맨처음 발견했다는)을 지도제작자가 그대로 실어 신대륙 이름이 ‘아메리카’가 됐다. 1680년경 프랑스 샹파뉴의 수사 등이 덜 숙성된 포도주 통을 두차례나 잘못 열었다 닫았다 하는 바람에 ‘거품나는 포도주’ 샴페인이 탄생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