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전문 번역가들이 얼마나 많은가가 한 나라의 번역수준을 결정한다. 한국어를 외국어로 번역하든 그 반대의 경우든 똑같다.
전문번역가들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번역교육을 좀더 전문화하고 번역사 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리 번역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과목의 다양성 및 전문성 부족. 첨단 과학기술 및 경제용어가 쏟아져나오는 시대인 만큼, 번역사들도 관련 학문과의 연계교육을 통해 전문지식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프랑스 파리 ESIT(통역번역대학원), 스위스 제네바 ETI(통역번역학교) 등 선진국의 번역사 양성기관은 컴퓨터, 전문용어 데이터베이스 구축, 문헌조사법 등 다양한 실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전문 교수진도 부족한 상태. 현재 무역 외교 등의 실무적 번역 교육도 대부분 어문학 전공 교수들이 담당한다.
번역 실무를 통해 얻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인들의 강의가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번역학 전공 박사과정의 개설이 시급한 이유다.
국가가 번역사 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호주의 경우 국립 통역번역사 인증청(NAATI)이 시험 및 번역물 평가 등을 통해 번역사를 인증한다.
최정화교수(한국외국어대 통역번역대학원)는 “문학번역을 제외한 실무부문의 번역사 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번역 종사자들도 더 공부하고 번역자를 선택할 때도 번역내용에 알맞는 능력자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가 ‘번역원’을 설치,번역사 인증과 함께 번역물의 질에 따른 상벌 등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