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축구가 급부상하고 있다.
‘미니 월드컵’으로 불리는 세계청소년(20세 이하)축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일본이 강호 멕시코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자 세계의 시선은 놀라움 그 자체.
일본은 19일 열린 99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대회 준준결승에서 모토야마와 오노의 릴레이골로 멕시코를 2대0으로 완파, 22일 우루과이와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일본은 홈에서 열린 79년 대회에서는 멕시코를 상대로 단 한골을 수확하는 볼품없는 출발을 했으나 95년 카타르대회, 97년 말레이시아대회에서 2회 연속 8강에 진출하는 상승세를 보였고 이번에 사상 최고의 수확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같은 급성장의 배경은 무엇보다 93년 J리그 출범과 함께 봇물처럼 터진 축구 꿈나무들의 해외 유학 붐과 다양한 경기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일본내 축구대회 제도.
이번 대회에서 발군의 개인기와 경기운영 능력을 선보인 일본 선수 대부분이 축구의 기초를 브라질에서 닦았다. 남미나 유럽에 나가있는 일본 축구 유학생만도 3천여명.
또 하나의 원인은 철저히 리그제로 운영되는 일본의 각종 축구대회. 한 예로 매년 시미즈시에서 열리는 전일본소년축구대회의 경우 전국에서 2백56개팀이 참가, 풀리그를 치러 1등부터 2백56등까지 순위를 가려낸다. 때문에 참가팀은 비록 약팀이라도 대회 최종일까지 여러 팀들과 다양한 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
트루시에 일본대표팀 감독은 “일본 선수들이 그간 세계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막상 경기장에 들어서면 제기량을 발휘 못했다”며 “이번 대회에서 강호 잉글랜드 포르투갈 멕시코를 연파한 만큼 축구 강국에 대한 콤플렉스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밝혔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