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700을 훌쩍 넘어 800선을 향해 치닫고 있다. 고객의 돈을 불려주는게 업(業)인 펀드매니저로선 춤이라도 추고 싶지만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
고객들의 기대, 엄밀히 말하자면 펀드 가입자의 기대수익률이 너무 높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주가가 크게 오르는 날은 아침부터 ‘어떤 종목을 사는게 좋은가요’라고 묻는 전화가 폭주해 점심을 거르기 일쑤. 또 모집만 해놓고 아직 운용을 시작하지도 않은 펀드가 얼마나 올랐는지 물어오는 성급한 고객들도 많다.
연 30%이상 치솟은 고금리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이 현 금리수준에 만족하지 못해 일어나는 일들이다. 주식투자를 하면 은행 금융상품에 돈을 맡겨 얻는 이자정도야 하루에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야단들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증시격언도 있지 않는가. 만약 지금같이 높은 주가수준에서 전 재산을 털어 주식에 투자했다가 폭락장세를 맞는다면…. 끔찍하기만 하다.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기업은 설비투자를 줄여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자금수요가 줄어든 지금. 한 자리수 금리는 너무나 당연하다.
금리가 한 자리수라는 것은 물가 상승요인을 뺀 뒤 우리 경제가 평균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이 그 정도라는 의미다.
다시 말하면 현재의 폭발적인 증시상황은 저금리시대를 맞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어 유발된 것으로 부동산 등 또다른 출구를 찾으면 한 순간에 꺼질 수 있다는 것.
아직까지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자산구성에서 주식 또는 주식형 투자상품의 비중을 늘리고자 한다면 시장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합리적인 추가수익을 기대하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금리가 낮은 일본의 저축률이 결코 우리보다 낮지 않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석규 (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 3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