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는 대외채무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등 41개 빈곤국가에 제공했다가 상환받지 못한 총 9천3백억엔(약 9조3천억원) 규모의 정부개발원조(ODA)채권을 사실상 전액 포기하기로 했다.
또 신흥공업국 금융시장에서 단기적 국제투기자본(헤지펀드)에 의한 환율 및 주가조작과 풍문 유포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헤지펀드 규제대책을 국제사회에 제의하기로 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일본대장상은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일본정부의 이같은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일본정부는 극빈국들에 제공했으나 돌려받지 못한 ODA채권액 만큼의 무상자금을 이들 국가에 추가제공해 ODA채권을 변제받는 방법으로 ODA채권을 사실상 포기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은 21일 “세계 최대 ODA원조국인 일본이 이같은 방침을 굳힘에 따라 G7이 독일 쾰른에서 6월에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극빈국의 대외채무 면제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이 과중채무 빈곤국으로 인정하는 41개국에 대한 ODA채권을 내년말까지 전액포기할 것을 선진 각국에 제안했었다.
미야자와 대장상은 또 이번 워싱턴 G7회의에서 아시아 등 신흥공업국의 외환 및 주식시장에서 헤지펀드가 한번에 대량주문을 내 주가를 조작하거나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풍문을 유포하는 등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같은 제안은 금융시장의 자유를 이유로 헤지펀드에 대한 직접적 규제에 반대해온 미국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일본 정부는 보고 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