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맥주를 생산하는 진로쿠어스의 공개매각 1차입찰이 다음달 7일로 다가오면서 관련 업체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OB맥주에 지분 50%를 갖고 있는 벨기에 인터브루사와 진로쿠어스의 합작파트너였던 미국 쿠어스사는 인수를 위해 총력체제에 돌입한 상태. 인터브루는 지난달 입찰사무국에 진로쿠어스측이 포함된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관계당국에 보내기도 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인터브루와 쿠어스의 홍콩주재 아시아지역 담당임원을 만나 진로쿠어스 인수와 관련한 양사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조지 맨스필드 쿠어스사 아태지역총괄디렉터는 “인터브루의 공격에 쇼크를 받았다”고 말을 꺼냈다.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과 공신력 있는 기관이 주관하는 입찰에 대해 인터브루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쿠어스도 합작사로서 진로쿠어스의 부실운영에 책임이 있다”는 인터브루측의 주장에 대해 그는 “진로쿠어스에 33%의 지분을 투자하고 생산기술을 전수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쿠어스의 비열처리맥주 생산기술로 카스맥주가 탄생했지만 경영상의 책임은 없다는 것.
오히려 쿠어스도 진로쿠어스의 투자지분을 손실처리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손실을 입고도 되돌아온 것은 그만큼 한국시장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쿠어스는 지난해 진로쿠어스 채권단에 6천6백억원의 부채 중 3천5백억원을 탕감해주면 진로쿠어스를 인수하겠다고 제의했다가 무리한 요구라며 거부당한 바 있다. 올해 다시 공개입찰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맨스필드 총괄디렉터는 “시장상황이 그만큼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2,3년 안에 충분히 90년대초의 매출증가세가 돌아올 것”이라고 한국의 맥주시장을 낙관했다.
맨스필드 총괄디렉터는 “1백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쿠어스사가 한국 애주가들과 친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