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보통신의 날에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이건수(李建洙·57)동아일렉콤회장은 기술 하나로 성공신화를 창조한 중견기업인.
국산전자교환기 TDX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휴대전화 교환기에 들어가는 전원공급장치를 국산화해 독점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 설치된 2천만회선 이상의 유무선전화 시스템에 이 회사의 전원공급장치가 들어있다.
“지금은 어엿한 중견기업인으로 통신장비업체들과 함께 해외수출에도 나서지만 30여년간 내 인생역정은 파란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번 훈장을 기술개발에 더욱 매진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이회장은 67년 ROTC 장교로 제대한 후 취직을 못해 단돈 1백달러와 가발 1백개를 넣은 가방을 메고 미국으로 떠났다. 가발장사가 잘돼 한때 떼 돈을 벌었지만 사기를 당해 부도를 내고 다시 빈털터리가 됐다.
85년 한국에 왔다가 “통신용 전원장치를 개발한 업체가 부도위기에 몰렸는데 인수할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그후 경기 용인 공장에서 직원들과 동거하면서 밤낮으로 기술개발에 힘쏟아 91년 마침내 TDX용 전원공급장치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