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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춘계실업연맹전]김대의, 해결사로 다시 등장

입력 | 1999-04-23 19:38:00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본과의 원정경기 2대1 역전승의 주인공인 김대의(25). 지난해 일본프로축구 J리그 제프 유나이티드를 선택했다 1년만에 국내 실업팀 현대미포조선으로 돌아왔다.

왜? “쫓겨났죠. 네덜란드인 얀 베르슬레이옌 감독과 마찰이 심했습니다. 포워드로 빠른 축구를 하는 제게 수비축구를 강조하며 수비에도 가담하라는 감독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할 말을 해야 하는 그는 입을 뗄 수 없었던 게 무척 힘들었다. 세차례나 통역을 거쳐야 하는게 무척이나 번거로웠다.

부상이 겹쳐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늘었다. 활달한 성격의 그가 난생 처음으로 신경이 곤두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말 상대가 필요했다.그래서 얼굴만 알던 고려대 1년 선배 조성민(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SOS’를 쳤다.

지난해 부상에 시달리던 조성민도 기꺼이 마음의 문을 열었다. 일본 도쿄에서 술잔을 기울이니 마음도 편해졌다. ‘그래 돌아가자. 우리 말 마음놓고 할 수 있는 곳이 좋다.’

연봉 6천만엔의 ‘억대부자’였던 그가 지금 매달 1백80만원을 받는 기분은 어떨까.

“지난 2년간 인생의 밑바닥을 봤습니다. 한일은행 해체도 겪었고 뛰는 게 얼마나 행복하다는 것도 알았고요. 엘리트코스만 밟다 처음 맛본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그는 내년에 국내프로축구에 뛰어들 생각이다. 국내에서 뼈를 묻을 각오를 다지며….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