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나라를 만든다」우지와 히로부미 지음★
이 책은 60년대 후반 시작된 일본의 고도경제성장이 일본의 자연과 사회, 교육 등 사회적 공통자본(진정한 풍요로움의 기반)을 어떻게 파괴해왔는가를 비판하는 실천적 경세서(警世書)다. ‘일본 현재의 빈곤함에 관하여’라고 제목을 붙여도 좋을 내용이다.
이 책의 진가는 이같은 파괴를 더이상 허락하지 않는 이론과 정책, 그 역할을 맡을 사람까지도 제시하고 있다는 점.
일본 시민운동가들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올해 71세의 사회과학자의 반생(半生)에 걸친 학문적 실천이 응축되어 있다.
‘사회적 공통자본이란 개념’ ‘고도경제성장은 무엇인가’ ‘관료독점의 폐해를 넘어서’ ‘미나마타병의 교훈’ ‘일본농업 재생의 길을 찾아서’ ‘금융거품의 생성과 붕괴’ ‘학교교육의 전반적 위기’ 등 총 10장으로 구성됐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제1장 ‘사회적 공통자본이란 개념’.
한 나라나 특정지역이 풍요로운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뛰어난 문화를 전개해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사회가 지속적으로 되도록 만들어주는 장치이다. 여기에는 △공기 숲 물 흙 하천 바다 등 자연환경 △도로 공공교통기관 상하수도 전력 가스 등 도시적 인프라 △교육 의료 금융 등 제도자본의 세 가지 구성요소가 있다.
이들 ‘사회적 공통자본’은 따라서 사회전체의 공통재산으로 관리 운영돼야 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환경. 자연과 사회적 공간을 공유지로 관리 운영해온 근대 이전의 관습이 갖는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것도 즐겁다.
오가와 하루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