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봄이 그립더니, 요즘 날씨라면 오히려 겨울이 그립다. 보이는 것에 연연해하는 사람의 얕은 마음 때문이리라.
연암 박지원은 까마귀를 보고, ‘햇빛이 언뜻 흐릿하게 비치면 얕은 황금빛이 돌고 다시 햇빛이 빛나면 연한 녹색으로도 되며…자줏빛으로 솟구치기도’ 한다는 것을 발견했으니. 세속의 눈을 뛰어넘는 통찰력과 혜안! 봄이되 봄이 아닌 게 봄이거늘, 보이지 않는 겨울눈 그 차가운 투명함이여.
‘오 눈이로군/…/나는 꿈꾼다, 꿈꾼다, 눈빛 가까이/…/차고 밝은 보행을’(황동규의 ‘눈’ 중)
맑은 후 차차 구름. 여전히 덥겠다. 아침 9∼14도, 낮 18∼26도.
〈이광표기자〉kplee@donga.com